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단순한 동물 도시의 이야기 너머로, 편견과 다양성, 사회 구조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2025년 공개 예정인 <주토피아2>는 전작의 세계관을 어떻게 확장하며,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이야기를 이어갈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토피아1과 2의 세계관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주제 연계와 캐릭터 변화, 설정의 심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주제 연계: 편견에서 포용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다
주토피아1은 ‘편견’과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동물 캐릭터를 통해 인간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은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주디와 닉의 관계, 육식동물에 대한 사회적 낙인, 종족 간 갈등 등은 그 자체로 오늘날 사회의 다양성과 갈등 구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였습니다. 주토피아2가 이 세계관을 이어받는다면, 이제는 단순히 ‘차별 인식’의 단계를 넘어 ‘포용과 변화’를 중심 주제로 삼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작이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면, 속편은 그러한 차별을 극복하고 진정한 공존 사회를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즉, 주제는 ‘인식’에서 ‘행동’으로 전환됩니다. 디즈니는 최근 작품에서 사회 변화, 환경, 젠더, 자아실현 같은 주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왔으며, 주토피아2 역시 기존의 갈등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갈등 요소나 계층 문제를 포함시켜 더 깊은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통해 전작의 메시지를 단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진화시키는 형태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글로벌 사회에서 다양성과 포용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재, 주토피아2는 한층 성숙해진 주제 의식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캐릭터 변화: 주디와 닉의 성장, 그리고 새로운 시선
주토피아1에서 주디 홉스는 편견에 맞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려졌고, 닉 와일드는 사회적 낙인을 내면화한 반(反)영웅에서 점차 자신을 회복해가는 존재로 성장했습니다. 주토피아2에서는 이 두 인물의 성장을 더욱 구체적이고 심화된 방식으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경찰로서의 경험이 쌓인 주디는 이제 단순한 이상주의자를 넘어서 조직과 제도 안에서 어떻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닉 또한 1편 마지막에서 정식 경찰이 되었기 때문에, 속편에서는 제도 내 ‘소수자 출신’으로서의 입장을 반영한 새로운 갈등 구조가 전개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닉이 과거의 불신을 극복하고도 여전히 편견의 시선을 받는 상황은, 사회 내에서 제도적 진입 이후에도 지속되는 차별의 구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주디와 닉 사이의 관계성 변화 역시 주요 서사 축이 될 것입니다. 전작에서는 파트너십 중심의 서사였다면, 속편에서는 더 깊은 신뢰 혹은 갈등, 가치관의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복합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그 인물은 현재 사회가 새롭게 직면하고 있는 이슈—예를 들어 디지털 정보 격차, 신분 기반 불평등, 기후 문제 등—를 상징할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 변화는 단순히 인물의 외형이 아닌, 그들이 상징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통해 세계관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설정 심화: 도시 확장과 시스템의 이면
주토피아1에서는 도시의 구조와 다양한 동물들의 생활 방식을 섬세하게 보여주며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초식과 육식 동물이 공존하는 구조, 각 기후대에 따라 나뉜 구역 설정, 그리고 동물 종에 따라 달라지는 교통·주거 시스템 등은 시각적 창의성과 설득력을 동시에 갖춘 설정이었습니다. 주토피아2는 이 도시를 어떻게 확장하고, 기존 설정에 어떤 심화를 더할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속편에서는 주토피아라는 도시 자체가 사회적 실험장이자, 다양성 구현의 장치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편에서는 경찰 조직과 시장 중심의 구조만 보여줬다면, 2편에서는 교육, 의료, 법률 시스템 등 다양한 사회 제도의 이면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겉으로는 평등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층화된 시스템, 무의식적 차별이 작동하는 구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주디와 닉이 도시 외부의 새로운 지역으로 파견되는 설정이 추가된다면, 기존 주토피아의 '도시 이상주의'가 다른 지역과 충돌하며 현실과의 괴리를 더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도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할 수 있으며, 세계관 자체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디즈니가 이러한 설정 심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공존'이라는 이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노력과 문화적 이해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현실 인식일 것입니다. 이처럼 설정의 심화는 단지 배경 확장을 넘어, 서사에 무게와 설득력을 더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합니다.
주토피아2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전작이 열어 놓은 세계관을 확장하고 진화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주제의 연계, 캐릭터의 성장, 설정의 심화를 통해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즈니가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넓힐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